모란은 작약과의 떨기나무다. 신라 진평왕 당시 중국에서 들어온 모단은 활음조 현상으로 모란이라 읽는다. 모단은 굵은 뿌리에서 돋아나는 새싹이 수컷의 형상과 같다는 ‘모牡’와 꽃 색깔이 붉다는 ‘단丹’의 합성어다. 삼국사기(1145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이 공주 시절에 모란에 얽힌 일화가 기록되어 있다.

「당 태종이 모란을 세 가지 색깔, 즉 붉은색·자주색·흰색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씨앗 석 되를 보내왔다. 왕이 꽃 그림을 보고 말하기를 ‘이 꽃은 틀림없이 향기가 없을 것이오.’라고 했다. 이에 명하여 뜰에다 심게 했다가 그것이 피고 지기를 기다렸더니 과연 그 말과 같았다.」
실제로는 모란 향은 품종에 따라 다르다. 식물을 1~9품으로 분류한 원예 전문서 ‘화암수록’에 의하면 ‘높고 뛰어난 운치’의 1품에는 송松, 죽竹, 매梅, 연蓮, 국菊이 있다. 모란은 작약, 철쭉 등과 함께 ‘부귀’를 상징하는 2품으로 신부의 혼례복에 수놓는 꽃이었다. 따라서 병풍에 수놓은 화사한 꽃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모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