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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6. 밀렛

수크령을 닮은 색깔이 진한 갈색의 풀, 관상용 밀렛millet이다. 서아프리카, 인도 원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재배되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조나 기장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관상용 밀렛의 원조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고대 식량 작물 ‘진주조’다. 밀렛이 관상용이 된 것은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연구를 하던 중 짙은 갈색 이삭을 가진 변이 개체의 발견이었다. 옥수수처럼 길게 뻗은 대와 이삭의 강렬한 색깔 덕분에 꽃꽂이 소재로도 쓰인다.관상용 밀렛은 알곡이 작고 식감도 좋지 않고, 이삭 하나당 알곡도 매우 적다. 또한 관상용 씨앗은 곰팡이와 병충해를 막기 위한 화학 약품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고, 새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5. NEW 풀꽃나무 2026.10.05

085. 모시물통이

영종도 예단포 둘레길... 야산 계단의 화단에 엽맥이 선명한 풀, 모시를 닮았다. 아니나다를까 특이한 이름의 '모시물통이'다. 전국의 그늘지고 축축한 습지나 물가에서 자라는 쐐기풀과의 풀로 '푸른물통이'라고도 한다. 줄기가 다육식물처럼 맑고 투명하며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서 물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줄기가 연해 조금만 스쳐도 '툭' 소리를 내며 쉽게 꺾인다.

5. NEW 풀꽃나무 2026.10.05

084. 새박

잡초를 제거하다만 것 같은 풀 사이로 동그란 열매가 보인다. 새알처럼 작은 박이 열린다는 '새박'이다. 줄기는 실처럼 가늘고 연약하며, 잎과 마주나는 덩굴손을 용수철처럼 감아 주변 물체를 타고 올라간다. 잎은 세모진 달걀 모양이다.늦봄에 돋아나는 연한 어린순과 잎은 나물로 데쳐 먹기도 한다. 꽃은 암수가 한그루에 피며, 지름 1cm 정도의 둥글고 푸른 열매가 조랑조랑 달리며, 가을이 되면 은백색으로 투명하게 익는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토백렴土白蔹'이라는 약재로 사용한다. 새박은 국내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희귀한 편인데 만났다. 아직은 덜 익은 푸르딩딩한 열매가 아쉽다.

5. NEW 풀꽃나무 2026.10.04

083. 좀도라지

추석에 찾은 과수원... 새로 심은 귤나무 사이로 잡초 속에 숨은 꽃, 관심없다면 보이지 않을 '좀도라지'다. 초롱꽃과로 꽃과 색깔이 도라지꽃을 빼닮았지만, 크기가 작고 앙증맞아 아기도라지, 하늘도라지 등으로 불린다. 여름에 연보라색 꽃이 가지 끝에 한 송이씩 위로 핀다. 주로 제주도와 남부 지방의 양지바른 들판이나 산기슭에서 자생한다. 한방에서는 난초 같은 꽃이 피고 약효가 삼 같다는 '난화삼蘭花參'이라 부르며, 도라지처럼 기침, 가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나 해열, 지혈 등에 사용한다.

5. NEW 풀꽃나무 2026.10.04

25. 난 아니야, 끈끈이대나물

선명하고 고운 분홍색 꽃의 끈끈이대나물... 대나물처럼 줄기 마디가 뚜렷하고 곧게 자라며, 마디 아랫 부분이 끈적한 것에서 유래한다. 유럽 원산의 관상용으로 건조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서 지금은 야생화로 정착했다. 얼핏 풀협죽도(플록스)를 닮았지만, 풀협죽도는 줄기가 매끈하다. 또한 끈끈이대나물의 꽃잎은 끝부분이 깊게 갈라져 있으며, 풀협죽도는 둥글고 미끈하게 이어진다.파리, 모기, 바퀴벌레등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끈끈이'에서 식충식물로 오해하기도 한다. 영어로도 파리 잡기Catchfly, 북한에서는 '벌레잡이대나물'이다. 실제로 줄기의 마디 아래에 있는 샘점에서 개미 등을 막기 위한 끈적한 점액을 분비한다. 그렇지만 벌레를 녹이는 소화액이 없어 식충식물은 아니다. 대부분의 식물에게 개미는 달갑지..

24. 시클라멘과 암굴의 성모

분홍빛 붉은 꽃잎의 시클라멘Cyclamen... 둥글고 납작한 알뿌리에서 원circle을 뜻하는 그리스어 '키클로스Kyklos'에서 유래한다.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외눈박이 거인도 키클로스와 눈을 뜻하는 옵스Ops가 결합하여 ‘둥근 눈을 가진 자’라는 키클롭스Kyklōps다. 또는 멧돼지가 알뿌리를 파헤쳐 먹어서 돼지 만두Sowbread로도 불린다. 씨앗에는 엘라이오좀이 있어, 개미가 번식을 돕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식물의 기하학적 모양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 중 하나가 시클라멘이었다. 시클라멘의 꽃잎은 땅으로 고개를 숙였다가 하늘로 향해 뒤집어진다. 그리고 수정이 끝나면 꽃대가 용수철 모양으로 돌돌 말리면서 땅에 닿으면서 씨앗을 퍼뜨린다. 이러한 시클라멘의 특징에 매료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많은 필..

23. 플루메리아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의 플루메리아Plumeria... 하와이와 캄보디아에서도 만났던 꽃이다. 카리브해를 탐험했던 프랑스 식물학자 플뤼미에를 기려 린네가 붙였다. 또는 이탈리아 향수 제조업자의 가문의 이름에서 유래한 '프랜지파니'로도 불린다. 마야 문명에서는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플루메리아를 생명과 다산의 신과 연결해 신성시했고, 왕족과 귀족의 정원에 심을 수 있는 나무였다. 16세기 대항해 시대 이후, 스페인에 의해 필리핀을 거쳐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었다. 플루메리아는 사원 주변에 많아서 '사원의 꽃Temple Flower'으로 불린다.특히 플루메리아는 연중 따스한 기후의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이다. 환영의 의미를 담은 알로하Aloha의 꽃으로, 꽃 목걸이 '레이Lei'를 만드는데 쓰인다. 알로하Aloh..

22. 울릉도 후박엿, 후박나무

제주공항을 나서자마자 만난 후박나무... 제주도 전체의 가로수는 치자나무(~15.2%) > 무궁화(~15.1%) >왕벚나무(~13.6%) > 후박나무(~9.1%) > 먼나무(~8.7%) 순이다. 교목으로는 벚나무에 다음이며, 제주시 도심지의 도로변으로 한정하면 가장 많은 나무다.나무껍질이 두텁다는 뜻을 가진 후박厚朴나무는 식물학적 분류와 한방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얽히면서 서로 다른 세 나무를 지칭하기도 한다. 한방에서 위장병, 소화불량 치료에 쓰이는 약재인 '후박厚朴'은 중국목련으로도 불리는 중국후박의 껍질을 말한다. 일본 원산의 일본목련도 일본에서는 한자로 후박厚朴이다. 이처럼 후박은 본래 껍질이 두터운 목련과 나무의 껍질로 일본 목련도 모양이나 약성이 중국목련과 비슷해서 한방에서 혼용되기도 한다. ..

21. 밤눈 밝아지는 블루베리?

울긋불긋한 블루베리...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생식하거나 말려서, 잎은 차로 뿌리는 약용으로 먹었던 열매다. 신대륙에 도착한 청교도들이 추위와 배고픔에 처했을 때 원주민들이 알려준 옥수수, 보리의 재배법과 블루베리, 크랜베리 등의 야생 열매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블루베리가 눈 건강을 상징하는 과일로 인식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당시 영국군은 항공기 탑재용 공중 요격 레이더를 개발했다. 이를 장착한 영국 전투기들은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도 지상 레이더 기지와 교신하면서 독일기를 여지없이 격추했다. 독일은 귀신처럼 어디선가 나타나는 전투기에 속절없이 당했다. 영국군은 조종사들이 당근과 블루베리 잼을 많이 먹어 밤눈이 밝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레이더의 노출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왜 당근과 블루베리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