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서울교대의 풀꽃나무

59. 이팝나무

flower-hong 2025. 5. 2. 14:37

이팝나무는 소담스런 꽃이 흰 쌀밥을 그릇 위로 수북하게 담은 ‘고봉밥’과 비슷하다는 이밥나무에서 유래한다. 예로부터 꽃이 많이 피면 풍년, 그렇지 않으면 가뭄으로 점쳤다. 또는 24절기의 입하(양력 5월 5일 경) 무렵에 꽃이 핀다는 ‘입하목’에서 유래한다. 중국에서는 잎을 말려 차로 마시는 ‘다엽수茶葉樹’로도 불린다. 그런데 왜 쌀밥을 이밥이라 불렀을까? 


이팝나무, 20250502


 
고려 말, 토지제도의 문란으로 경제는 파탄지경이었다. 국가는 관리들에게 밭에서 생산되는 소출의 1/10을 세금으로 거두는 수조권을 녹봉으로 주었다. 관리들은 퇴직 후에도 세금을 거두었는데, 이에 더해 신임 관리에게도 수조권이 주어졌다. 이러한 수조권이 세습되면서 수조권자가 9명이면 90%를 세금으로 내야했다. 마침내 역성혁명으로 조선 왕조가 들어서면서 현직 관리에게만 수조권을 주고 퇴직하면 반납하는 과전법이 시행되었다. 이에 ‘이성계 덕분에 먹게 된 흰 쌀밥’이라는 의미에서 ‘이밥’이 된 것이다. 
 
또는 ‘이李씨 양반들만 먹는 밥’에서 유래한다. 피지배계층이었던 농민들에게 ‘이밥’은 이씨 성의 양반들만 먹을 수 있는 쌀밥이라는 것이다.
 
이팝나무는 은행나무, 양버즘나무, 느티나무, 벚나무에 이어 많은 가로수다. 새로 심는 가로수도 이팝나무가 많다. 은행나무는 열매의 냄새가 고약하고, 양버즘나무는 솜털 같은 씨앗이 꽃가루알레르기를 일으키며, 벚나무는 병충해에 약하기 때문이다. 곳곳에 꽃이 활짝 핀 5월의 이팝나무는 그야말로 고봉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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