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참외가 열렸다. ‘나무에 핀 연꽃, 목련’, ‘나무에 핀 백합, 백합나무’, ‘나무에 열린 딸기, 산딸나무’, ‘나무에 핀 꽃, 목화’처럼 잘 익은 노란 열매가 참외 같아서 ‘나무에 열린 참외’라는 목과木瓜에서 유래한 모과나무다. 군복의 카무플라주처럼 얼룩덜룩한 수피를 가진 모과는 세 번 놀래키는 나무다. 첫째, 울퉁불퉁한 열매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과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속담처럼 못난이 과일의 대명사다. 둘째, 못생긴 열매에서 나는 향기다. 그리고 열매의 신맛이다. 열매와는 달리 다소곳한 연분홍 봄꽃은 우아한 기품이 있다. 모과나무에는 세조의 일화가 전한다. 단종이 폐위되자 세조의 부름을 받은 유윤은 번번이 거절하면서 모과나무 그림에 자신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글을 써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