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하얀 '봄맞이'가 무리지어 피었다. 봄을 맞이한다는 영춘화도 있지만, 정작 봄을 맞이한다는 ‘봄맞이’는 때늦은 4월이 되어서야 앙증맞은 꽃을 피운다.
「봄이 끝날 쯤에서야 / 꽃을 피우는 게으른 것이 / 어쩜 이리도 과분한 이름이 있을까」

야생화를 주제로 많은 시를 쓴 김승기(1956~) 시인은 게으른 꽃에게 봄맞이는 분에 넘치는 이름이라 시샘한다. 게다가 작고 소박하기 그지없어 꽃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면 대개 그냥 지나치고 만다. 작은 흰 꽃은 땅에 매화가 점으로 피어난 것 같다는 ‘점지매點地梅’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