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꽃받침의 하얀 벚꽃이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가냘프고 다소곳하다면 연녹색 꽃받침의 자두나무 꽃은 새신랑처럼 활기찬 느낌이다. 자두의 옛말은 나무 ‘목木’과 아들 ‘자子’가 합쳐진 오얏 ‘이李’다. 이후 붉은 열매의 색깔에서 붉은 오얏이라는 ‘자리紫李’에서 붉은 복숭아 같다는 ‘자도紫桃’에서 자두가 되었다.

자두 꽃, 이화李花는 대한제국의 황실 문양이었지만 이화하면 배꽃을 떠올린다. 고려 말에 이조년이 지은 ‘다정가’와 이화여자대학교의 이화梨花가 배꽃이기 때문이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 다정도 병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전한의 유학자인 유향이 쓴 “열녀전”에는 제나라 후궁 우희의 오얏나무 고사가 실려 있다. 위왕이 즉위한 지 9년이 되도록 간신 주파호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자, 우희는 위왕에게 그를 멀리하고 덕망이 높은 북곽선생을 등용하라고 충언한다. 그러나 오히려 주파호에 의해 북곽선생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모함을 받자, 그녀는 ‘오이瓜가 익은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李 아래서 손을 들어 관을 고쳐 쓰지 말라.’는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의 비유로 말한다. 비록 자신은 부덕함으로 인해 오해를 받았지만, 간신들을 꼭 처벌해 달라고 위왕에게 호소한 것이었다. 이에 정신을 차린 위왕은 주파호를 팽형으로 처형하였고 제나라는 부강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