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 위로 두툼한 삼겹살과 물에 불린 고사리가 올라온다. 삼겹살에 웬 고사리일까 싶지만, 제주에는 고사리 삼겹살 맛집이 있을 정도다. 포자로 번식하는 고사리는 돌돌 말린(曲, 곡) 새순이 국수 등을 말은 ‘사리’와 닮은 것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생고사리는 비타민B1(티아민) 분해 효소가 있어 소를 비롯한 가축들은 먹지 않는다. 사마천의 “사기열전(BC91년)”에는 충신의 대명사인 백이·숙제와 고사리에 대한 이야기가 전한다. “은나라의 고죽국에는 백이, 아빙, 숙제 삼형제가 있었다. 왕은 숙제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으나 그는 백이에게 양보했다. 백이가 아버지의 뜻이라며 사양하고 피신해 버렸다. 이에 숙제도 형을 따라 가버리자 아빙이 왕위를 이었다. 이리저리 떠돌던 백이·숙제는 주나라의 무왕이 상국인 은나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