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모양의 당당한 수형을 가진 가문비나무는 전나무와 비슷하지만, 구과와 잎이 아래로 처져 있다. 나무껍질이 검다는 흑피목黑皮木에서 유래한 가문비나무는 고산지대에 자생하며 관상수로 심는 것은 대개 독일가문비나무다. 재질이 연한 목재는 펄프의 원료로 쓰인다. 1659년 현종(1641~1674)이 조선 제18대 왕으로 즉위한다. 북벌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던 효종, 인현왕후와 장희빈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던 숙종, 그 사이에 끼어 있어 존재감이 덜한 현종이 맞닥뜨린 것은 예송논쟁이었다. 효종의 계모인 자의대비의 상복에서 비롯된 예송논쟁은 왕권과 신권, 서인과 인조 이후에 성장한 남인의 권력 투쟁이었다. 두 차례 전란을 겪으면서 신분제에 대한 저항이 커져갔다. 조선은 중화의 나라 명이 멸망하자 소중화를 자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