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사이를 날카로운 가시로 빈틈 없이 빽빽하게 채운 탱자나무... 이름은 탱글탱글한 열매에서 유래한다. 탱자나무는 위리안치의 유배형을 받은 죄인들에게는 치가 떨리는 나무였다. 집 둘레에 겹겹히 심어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담을 쌓는 나무였기 때문이었다. 그들 중에는 광해군(1575~1641)도 있었다. 선조는 의인왕후 사이에 자식이 없었다. 다만 공빈 김씨에게서 임해군과 광해군을 얻었다. 공빈 김씨가 일찍 죽자 의인왕후는 그를 광해군을 친자식처럼 대하며 후견인을 자처했다. 임해군은 성격이 포악했고, 선조가 총애했던 인빈 김씨의 의안군과 신성군은 요절해 경쟁 상대가 없었다. 선조의 데자뷰일까? “연려실기술”에 의하면 선조가 세상에서 가장 으뜸인 반찬을 묻자 광해군은 온갖 맛을 이루는 소금이라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