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풀꽃나무

1-04. 제주의 나한송

flower-hong 2024. 9. 9. 16:12

재릉초등학교에서 만난 나한송羅漢松... 얘도 소나무? 열매가 부처(나한)를 닮았다는 나한송은 중국 원산으로 중국소나무란 별명도 있지만 기다란 잎은 대나무 잎을 더 닮은 나한송과의 나무다. 중국에서는 집 안에 심으면 행운과 재물을 가져온다는 행운목이지만 그 이름을 붙여준 열매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나한송 (제주도 재릉초등학교)


나한은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범어 아라하트arahat의 한자어 음역인 아라한의 줄임말이다. 대승(북방)불교 이전의 부파불교에서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부처를 가리키는 명칭이었다. 보살도 석가모니를 유일한 부처로 인정하는 소승(남방)불교에서는 성불하기 전의 전생에서 수행을 쌓았던 석가모니를 말한다. 이후 대승불교에서 나한은 개인적으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수행자를, 보살은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자 노력하는 자를 말한다. 지금은 불성이 있으면 결국엔 부처가 된다는 의미에서 수행하는 모든 불자를 보살이라 부른다
 
불교의 16나한과 500나한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인물들이다. 16나한은 부처가 열반할 때 교단을 부탁했다는 열 여섯 명의 수제자다. 500나한 역시 부처님에게 수기를 받는 오백제자다.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등과 달리 이들은 집단으로 숭배된다. 정리하면 나한과 보살은 세상 번뇌를 끊고 해탈에 이른 부처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승불교에서 부처 > 보살 > 나한의 위계를 갖는 것이다.
 

나한송 열매


나한송의 열매는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한참 후, 벌초하러 덤불을 헤치고 돌담은 넘은 그 곳에서 대나무 잎은 닮은 나무... 이것은... 특이한 모양의 열매가 심쿵한 나한송이다. 조금 덜 익었지만 동그란 씨앗과 기다란 꽃턱은 영락없는 스님의 모습이다. 영어로는 Buddhist pine이며, 씨앗 아래에 꽃턱이 쳐저있어 젖꼭지나무로도 불린다. 암수딴그루로 꽃턱은 먹을 수 있지만 씨앗은 독성이 있다. 

이리저리 사진을 담는 데, 흰줄숲모기(아디다스 모기)가 나의 기쁨을 시샘하는 걸까? 팔뚝에 스윽 내려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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