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입맛을 돋우는 고들빼기... 그 이름은 산에서 길을 잃은 고씨 형제와 백씨, 이씨 성을 가진 네 명이 구조될 때까지 먹고 목숨을 연명한 풀이라는 ‘고둘백이’에서 또는 뿌리가 곧게 뻗어 내리는 것이나 뿌리를 씹을 때의 고들고들한 맛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들빼기의 특징은 잎이 줄기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각종 사물의 명칭을 고증한 “명물기략”(2015년)에서 고들빼기는 고채苦菜 혹은 쓴맛의 차를 뜻하는 고도의 고독바기에서 유래했다고 하지만 정사보다 야사가 기억에 오래 남듯이 고씨 형제의 이야기가 더 와 닿는다. 고들빼기 줄기에서 나오는 하얀 액을 피부에 돋아난 사마귀에 묻히면 저절로 떨어진다고도 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와 고생苦生 끝에 낙이 온다는 ‘고苦’도 ‘쓰다’는 뜻이다. 쓴맛이 다하면 단맛이 나고, 쓰디쓴 인생의 끝에 즐거움이 온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기 전에 다섯 가지 맛을 보게 한다. 식초의 신맛과 소금의 짠맛, 씀바귀의 쓴맛, 가시나무의 가시로 찌르는 아픈 맛과 사탕의 단맛이 그것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이러한 맛들을 감내하지 않으면 인생의 단맛을 알 수 없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갓난아기에게는 과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