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새로 시작하는 풀꽃나무

15.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미나리

flower-hong 2026. 6. 7. 18:49

서울숲공원의 얕은 물가에 자라는 풀... 무쳐 먹고, 전으로 먹고, 탕으로 먹고, 먹고 먹어도 물리지 않는 미나리다. 영어로는 Water dropwort, Water parsley다. Minari도 널리 사용된다. 한자로는 수근水芹 또는 근채芹菜다.  


미나리


"향약구급방"에 따르면 미역, 미더덕, 미추홀 등의 '미'는 '물'을 뜻하는 고어로 미나리는 '물에서 자라는 나리/나물'이다.  이처럼 미나리는 논에 물을 대어 기르거나, 무논에 기르는 데 이러한 곳을 미나리꽝, 근전芹田이라 한다. 밭에서 자라는 돌미나리는 물미나리보다 작고 질긴 대신 향이 강하다.

미나리는 임금에게 충성을 바치는 나물이었다. 춘추시대 송나라의 한 농부는 미나리를 다듬어 임금에게 바쳤다. 이를 헌근지성獻芹之誠이라 한다. 조선시대 성균관 주변에는 물웅덩이인 반수가 있어 유생들이 미나리를 심어 임금에 대한 충성을 되새기게 했다.

성경에서 미나리는 사소한 형식은 철저히 지키면서도, 율법의 진정한 정신은 저버린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위선을 꾸짖는 비유에 등장한다.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마23:23)"

박하와 회향과 근채는 샐러드와 수프, 각종 육류와 생선 요리에 많이 쓰이는 향신료였다. 박하mint는 주로 샐러드나 차에 넣는다. 회향과 근채는 어떤 식물일까? 원래 회향茴香은 상해가는 육류나 생선류의 향을 돌아오게 한다는 뜻으로 펜넬fennel이라는 여러해살이풀인데 성경의 회향은 한해살이풀인 딜dill로 향신료와 약재로 사용되었다. 야생에서 자라는 펜넬은 십일조 대상이 아니었다. 이들은 미나리과의 향신료로 향과 용도는 다르지만, 가늘고 깃털 같은 잎이 서로 비슷하다. 회향은'산미나리로 불린다.

근채는 회향과 비슷하지만 작아서 소회향이라 부르며, 흙 내음과 풍미가 강렬하다. 양꼬치 먹을 때 고춧가루와 함께 섞인 씨앗 같은 향신료로 영어로는 큐민Cummin이다. 역시 미나리과의 한해살이풀로 중국어로는 힘쓸 ‘자孜’에 그럴 ‘연然’으로 먹으면 힘이 솟는다는 쯔란孜然이다. 옛날식 한자어로는 안식국에서 온 회향이라는 안식회향安息茴香이다. 쯔란도 회향과 씨앗 크기만 다를 뿐 맛과 향, 용도는 비슷하다. 로마에서는 귀족이나 부자들은 후추와 정향 등을 이용했지만 대개 펜넬이나 커민 등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