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연구년 교사와 함께 찾은 서울식물원... 5월 중순임에도 햇살이 한여름처럼 따갑다. 수련, 연잎, 개연꽃을 지나던 중에 콩잎을 닮았지만 꽃이 다소 특이한 풀이 보인다. 콩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감초甘草다. 감초는 이름 그대로 단맛이 나는 풀에서 유래한다. 그 유명한 감초를 왜 이제야 만났을까?

어떤 일에나 빠짐없이 끼어드는 사람 혹은 꼭 있어야 할 물건을 '약방에 감초'라 한다. 감초는 한약에 필수지만 주로 중국 동북부나 시베리아, 몽골 등 춥고 건조한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거의 몽골에서 수입한다. 우리나라도 재배하지만, 기후가 맞지 않아 주요 성분인 '글리시리진'이 부족해서 주로 식품으로 이용된다. 한약이라고 모두 신토불이는 아닌 것이다. 최근에 약용 감초 품종도 개발되고 있다.
감초의 단맛은 글리시리진에 의한 것으로 설탕보다 50배 정도 달다. 또한 "동의보감"에 따르면 '감초는 성질은 평平하고 맛이 달며甘 독이 없다. 모든 약의 독을 없애주고 모든 약을 조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국로國老 라고 칭한다.'라고 기록한다.
이러한 감초의 재배는 조선 시대에도 국가적 과제였다. 실록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종자를 전국에 심어 어느 지역에서 잘 자라는지 시험했다는 기록이 있다. 놀랍게도 세종대왕의 명으로 편찬된 "향약집성방"은 국산 약재만 사용해서 1만여의 처방 중에 감초는 없다.
감초는 북유럽에서 많이 쓰였다. 특히 산타클로스와 자일리톨의 고향 핀란드에서 감초는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약방의 감초’다. 설탕 이전에 감초는 꿀, 산딸기 등과 단맛을 내는 데 쓰였으며, 감초를 이용한 '라크리치Lakritsi'와 거기에 살미악Salmiak 소금을 더한 '살미아키'는 핀란드 국민 사탕이다. 살미악 소금은 일반 소금과 달리, 염화암모늄이 주성분으로 혀가 얼얼한 짠맛과 암모니아 특유의 향으로 호불호가 있다. 실제로는 약방의 감초와 살미아키의 감초는 약간 다른 사촌으로 아시아는 ‘감초’, 서양은 ‘리코리스liquorice’로 분류한다.
뜻하지 않게 감초를 만났다. 알고 있었다면 '이게 그 유명한 약방의 감초입니다.'라고 알려줬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습연구년, 서울식물원, 감초로 기억하는 5월 어느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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