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강의동 옆 화단에 핀 잿빛의 노란꽃... 늘 보았던 배롱나무 바로 옆에 뜰보리수가 있었다니, 심봤다. 계수나무, 뽕나무, 개잎갈나무, 자두나무와 함께 교내에 단 한 그루 있는 나무다.

보리수 하면 석가모니를 떠올리지만, 그 보리수는 산스크리트어 ‘보디’를 음역한 보제菩提에 나무 ‘수樹’를 붙인 보제수에서 유래한 인도보리수로 우리가 알고있는 보리수와 다르다. 인도보리수의 학명은 Ficus religiosa로 'ficus'는 무화과, 'religiosa'는 종교적이란 뜻이다.
앵두와 비슷한 열매의 씨앗이 보리 같은 보리수는 일본 원산의 뜰보리수와 토종 보리수나무가 있다. 뜰보리수는 6월에 익는 타원형의 열매가 크고 단맛이 있다. 반면에 보리수나무의 열매는 팥알 정도로 작고 떫으며 10월에 익는다. 이들 열매에는 흰 점이 많다. 공원에서 보는 것은 대개 뜰보리수다.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보리자나무는 스님들이 인도보리수 대신에 중국에서 들여온 비슷한 나무로 기존의 보리수나무와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열매로 염주를 만들었기 때문에 ‘염주나무’로도 부른다. 피나무과의 나무로 찰피나무와 구분하기 힘들어 산에 있으면 찰피나무, 사찰에 있으면 보리자나무다.
슈베르트의 가곡 ‘린덴바움’에서 ‘성문 앞 우물곁에 서 있는 보리수’도 있다. 이는 ‘유럽피나무’로 보리자나무와 비슷해서 잘못 번역된 것이다.
인도 원산의 반얀트리, 벵골보리수는 가지에서 나온 공기 뿌리가 아래로 늘어져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려 새로운 줄기가 되면서 큰 숲을 이룬다. 카페 등에서 볼 수 있는 벵골고무나무가 벵골보리수다.
어린 시절, 밖으로 나서면 쏠쏠한 먹거리가 많았다. 씨가 많지만 으름 열매는 찰진 단맛이 일품이다. 새콤한 산딸기, 맹맹한 뱀딸기, 단맛나는 누런 팽나무 열매, 껌처럼 씹던 목화솜 같은 삥이, 그리고 돌담에 엉켜 자라던 보리장나무의 쌉쌀한 볼레가 있었다. 덩굴보리수로 불리는 보리장나무는 잎 뒷면이 붉은 은백색으로 주맥이 두드러진다.

석가모니의 인도보리수, 토종 보리수나무, 일본 원산의 뜰보리수, 사찰의 보리자나무, 슈베르트의 유럽피나무, 카페의 벵갈보리수, 볼레의 보리장나무... 알았다 싶으면 헷갈린다. 예전의 그 맛이 그리운 걸까? 볼레나 팽나무 열매, 샐비어 꽃을 보면 방앗간 참새가 된다.
※ 보디 : 불교의 근본이념인 ‘깨달음의 지혜’를 뜻한다.
※ 공기뿌리 : 식물을 지탱하거나, 줄기를 두껍게 덮어 보호하며, 공기에서 수분을 흡수한다. 담쟁이덩굴처럼 식물의 줄기에 달라붙는 붙임뿌리, 겨우살이처럼 식물체에서 양분을 흡수하는 기생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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