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한쪽에 화사하게 핀 산철쭉... 얼핏 철쭉을 떠올리지만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에 핀 것은 대개 산철쭉이다. 산철쭉은 물가에서 잘 자라 물철쭉이나 수달래로 불린다. 철쭉은 꽃에 독성이 있어 양이 그 앞에서 걸음을 머뭇거린다는 한자어인 척촉躑躅이 구개음화를 거친 것에서 유래한다.


산에서 띄엄띄엄 볼 수 있는 철쭉은 색이 진달래보다 연해서 연달래로도 부른다. 또는 꽃잎을 먹을 수 있는 진달래가 참꽃나무인 것에 비해서 개꽃나무로 불리지만 산철쭉보다 기품이 있어 '참철쭉'으로도 불린다. 둘 다 우리나라 원산이다. 이른 봄에 앙상한 가지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진달래와 달리 철쭉은 달걀 같은 타원형의 잎이 먼저 나거나, 거의 동시에 연분홍색 꽃이 핀다. 철쭉의 꽃잎에는 꿀을 분비하는 짙은 색의 꿀샘이 있어 곤충들을 유혹한다.

일본에서 품종개량한 원예종인 영산홍은 산철쭉과 비슷하지만 꽃이 작고 색깔이 화려하다. 산철쭉의 수술은 8~10개인 반면에 영산홍은 5~6개다. 이외에도 화분에 많이 심는 서양철쭉은 잎과 꽃이 다소 크다. 꽃잎이 연한 노란색의 황철쭉은 하나의 봉우리에서 9개의 꽃이 돌아가면서 피기 때문에 구봉화라고도 한다.


철쭉은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 14수 중 하나인 '헌화가獻花歌'에 나온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성덕왕 때에 김순정이 수로부인과 함께 강릉 태수로 부임하던 중 수로부인이 절벽 위에 핀 꽃을 발견했다. 수로부인이 따올 사람을 찾았으나 시종들은 위험하다며 주저한다. 이때 암소를 끌고 가던 노인이 꽃을 꺾어 바치면서 부른 노래가 헌화가였다. 삼척을 상징하는 꽃은 철쭉이다.
자줏빛 바위 가에 /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한 노인으로부터 철쭉을 받은 이틀 후... 일행이 바닷가 옆 정자에서 식사 중에 수로부인의 미모에 반한 용이 그녀를 납치한다. 마을의 지혜로운 노인이 백성들이 노래를 부르고,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 수로부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동해를 바라보며 부른 노래가 '해가사海歌詞'였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 놓아라 / 남의 아내 앗은 죄 얼마나 큰가 / 네 만약 거역하고 바치지 않으면 /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
봄이면... 곳곳에서 철쭉 축제가 열리지만 대개 무리지어 피는 산철쭉이다. 그렇다고 산철쭉 축제라고 하면 어딘가 어색하다. 상사화 축제가 대개 꽃무릇인 것처럼...
※ 향가 14수에는 서동요. 모죽지랑가, 제망매가, 처용가, 찬기파랑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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