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새로 시작하는 풀꽃나무

03. 층을 이루는 층층나무, 층꽃나무, 층층이풀

flower-hong 2026. 4. 12. 19:40

위로 올라갈수록 작은 파라솔을 겹쳐 놓은 것 같은 나무... 가지가 대개 어긋나거나 마주나는 나무와는 달리 수평으로 돌아가면서 층층이 자라는 층층나무다. 어디서든 크게 잘 자라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다. 영어로는 Giant Dogwood 혹은 웨딩 케이크 같다는 '웨딩 케이크 트리Wedding cake tree'다.  

층층나무 (서울숲, 0519)
층층나무 (한라수목원, 0905)


도그우드는 층층나무속 식물들을 통칭하며 주로 산딸나무Kousa dogwood나 꽃산딸나무Flowering dogwood를 뜻한다. 이들로 단검Dagger이나 꼬챙이, 칼 손잡이 등을 만들었다는 dagger-wood에서 혹은 산딸나무 껍질을 우려낸 물을 개의 피부병 치료에 사용된 것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층층나무는 외형적 특징으로 인해 한자어로는 등대수燈臺樹다. 여기서 등대는 바닷가 등대가 아니라 등불을 켜두는 등잔 받침대를 말한다. 바닷가에 흔한 등대풀도 심지처럼 노란꽃대와 그 주변을 받친 꽃잎이 등잔처럼 보인 것에서 유래한다. 한자어는 줄기를 꺾으면 끈적한 유액이 나온데서 '택칠澤漆'이다. 영어로는 '미친 여자의 젖madwoman's milk'다.

등대풀 (포항 호미곶, 0425)


일본 원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관상용으로 심는 등대꽃나무도 있다. 단풍이 예뻐서 단풍철쭉, 방울 모양의 꽃으로 방울철쭉으로도 불린다.


등대꽃나무 (화담숲)


층층나무를 닮은 말채나무, 산딸나무도 층층나무과지만 층층나무는 잎이 어긋나기, 말채나무와 산딸나무는 마주나기로 구분한다. 이들의 속명 코르누스Cornus는 나무 재질이 매우 단단해서 라틴어로 '뿔horn'을 뜻하는 cornu에서 유래한다.

대부분 활엽수처럼 층층나무도 양수로 숲에 길이 나거나 햇볕이 들면 가장 먼저 자라는 선구수종이다. 햇빛을 독차지해서 다른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숲 속의 무법자인 폭목暴木인 것이다. 이 때문에 서로 경쟁을 피해 듬성듬성 자란다. 층층나무는 고로쇠나무나 자작나무 못지 않게 봄에 수액이 많아 일본에서는 수목水木이라 불린다.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보랏빛 꽃이 줄기를 따라 층층이 밀집하여 피는 층꽃나무도 있다. 이는 목본과 초본의 특징을 모두 가진 30~60cm 크기의 작은 떨기나무로 마치 풀처럼 보이지만 겨울에는 윗부분이 죽고 땅 근처 줄기가 살아남아 봄에 새싹이 돋아난다. 한자어는 '난초 향이 나는 풀'이라는 난향초蘭香草다.


층꽃나무 (다산생태공원, 1022)


층꽃나무와 비슷한 층층이꽃은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층꽃나무와는 다르다. 층층이꽃은 자주색 꽃이 작고 둥글게 뭉쳐 핀다. 한자어는 잎겨드랑이에 모여 피는 꽃 모양이 바람개비(풍륜)와 비슷하다는 풍륜채風輪菜다. 영어로는 층층이 핀 청보랏빛 꽃이 마치 푸른 턱수염처럼 같다는 'Bluebeard'다.

층층이꽃 (아침고요수목원, 0726)


층층나무로 시작된 등대풀, 등대꽃나무, 층꽃나무, 층층이풀... 그야말로 층층시하層層侍下 식물의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