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를 닮은 풀... 잎과 줄기에 가시가 없고 부드러운 '산비장이'다. 비장裨將은 원님이나 절도사 또는 외국에 파견되는 사신의 신변을 호위하던 무관으로 수령은 지방에 부임할 때 한 명을 뽑아서 동행하기도 했다. 산비장이는 산에서 1 m 정도로 곧게 자라는 모습이 마치 산을 지키며 보초를 서는 비장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품계를 받은 나무로는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과 당상관(정3품) 품계를 받은 용문사 은행나무가 있다. 그리고 산비장이... 비장은 중하급 무관이었지만 영어로는 Mountain Coronata Sawwort로 톱날 모양의 잎을 가진 왕관 모양의 꽃, 왕이다.
산비장이는 조뱅이나 곤드레나물과 비슷하지만 엉겅퀴와 조뱅이는 봄에, 산비장이는 가을에 핀다. 또한 산비장이는 가시가 없고 하나의 줄기에 하나의 꽃이 피며, 조뱅이는 여러 줄기에 여러 개의 꽃이 핀다. 곤드레나물은 잎이 타원형으로 잎 가장자리에 작지만 날카로운 톱니가 있고, 산비장이는 작은 줄기에 잎이 새깃 모양으로 갈라진다.
산비장이에서 막연하게 제목만 들었던 배비장전... 제주를 배경으로 위선적인 양반 계층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김경은 제주 목사로 부임하면서 배선달을 비장으로 동행한다. 가지 말라는 어머니와 부인에게 배비장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배비장은 구관 사또의 정비장이 기생 애랑과 이별하면서 자신의 이를 빼주자 비웃는다. 배비장이 기생을 멀리하자 방자와 애랑은 목사의 지시로 배비장을 유혹할 계교를 꾸민다. 결국 배비장은 알몸에 개가죽 두루마기를 두르고 애랑을 찾아 갔다가 서방 행세하는 방자를 피해 궤짝에 숨는다. 궤짝은 동헌으로 운반되고 배비장은 궤짝이 바다에 던져진 줄 안다. 배비장은 밖에 있는 이들이 배 지나가는 소리를 내자 도움을 청하고 사령들이 궤문을 열어 준다. 알몸으로 궤짝에서 나온 배비장은 체면을 구기고, 위선적인 모습을 드러낸 채 제주를 떠난다.
화사한 분홍빛으로 피어난 꽃... 그 무엇과 비길 수 없을 정도로 곱지만 뜻과 유래를 찾기 어려운 만첩풀또기다. 관기나 일반 기생들이 불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 민요 오돌또기의 '또기'는 어린 기생을 뜻하는 한자어 동기童妓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노랫말의 흥을 돋우는 후렴구의 '둥그대당실 여도당실童妓乃堂室, 汝道堂室'은 '어린 기생이 내 소실이고 또 다른 너도 내 소실'이라는 뜻으로 자유분방한 풍류와 해학을 표현한다. 그렇다면 풀또기는 나무지만 동기처럼 예쁘고 여린 풀 같다는 의미는 아닐까?

만첩풀또기는 종자가 결실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접목, 삽목, 분주 등으로 번식한다. 만첩홍매화는 한 나무에서 가지가 여러 개 나와 퍼지지만 만첩풀또기는 앵두나무처럼 뿌리에서 가지가 여러 개 나와 퍼진다.
산비장이에서 배비장전의 기생 애랑과 만첩풀또기에서 오돌또기의 어린 기생으로 엮였다.
※ 호장은 향리의 최고 우두머리로 지방 행정 실무를 담당하며 세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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